"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 세상에 "당연한" 그리 많지 않다.국어사전을 찾아보면,당연 : [명사]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또는 그런 일.앞뒤 사정은 항상 변하기 마련. 그럼 "마땅히 그러한 것"도 그때그때 변한다는 것이다.이제껏 그리 해왔기 때문에 뭔가가 당연한게 아니란 말이다..!살면서 경험한 "패턴"의 반복학습, 속한 집단에서 시나브로 체득한 "공식". 그리고 자연성장하는 "꼰대력"에 힘입어 "당연한 것"이 늘어날테지만, 본인이 판단하는 "당연함"을 다른사람에게 강요하면 안된다.그리고, 어떤 사람이 무엇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한다.예를 들자면, 연공서열로 꼰대질 하는걸 당연하게 생각 한다면, 그 사람은 ..
종종 일하다 보면 스스로 듣기 좋기위해 불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영양가 제로. 안해도 될 이야기. 이를테면 이런거다. 피터드러커 인용하며 납기일까지는 어떻게든 우리가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둥,,, 고객의 니즈가 어쩌고 저쩌고 시장의 변화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둥... 애당초 뜬구름 위에서 탐색전이나 핑퐁을 하기위한 미팅이라면,혹은 초심을 다잡고 향후 방향성에 대한 공감과 상황의 심각성 환기를 위해서라면 오케이지만. 어떻게 소를 키울 건지 얘기하는 이른바 "실무자" 미팅에서 자꾸 이런 얘기 하는 사람은 스스로 듣기 좋은라고 하는 말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쩌라는건지. 대꾸하기도 피곤하다.그리고 이들은 높은 확률로 경영자의 화법을 흉내내며 내심 뿌듯함을 느끼는 듯 하다.타인에게 큰 ..
지난주 초에 외근 나갔다가 의류매장 안에서 거울을 봤다. 몇몇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름의 확고한 취향을 갖고 있지만, 총체적으로 나는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다. ...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거울속의 내 모습은... 더도덜도 아닌 배 불룩나온 비루한 30대 아재였다. 딱히 전날 야근이나 과음을 한 것도 아니지만, 유독 그 날, 그 거울 속의 내 이마는 더 넓어보였고, 걸치고 있던 야상은 내 초췌함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얼핏 복학생 냄새도 나는 거 같고.. 얼굴도 뱃살도 퉁퉁허니... 우걱우걱 먹어댔던 음식들이 주마등처럼 후회를 매달고 지나갔다.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거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으니, 자조적인 "피식"을 한 번 날려줬다. 와..씨. 저 아저씨 봐라.. 이러면서. 이 짧은 단상을 ..
모두가 저마다의 업무 스타일이 있겠지만,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본인만의 "스타일"이나 "취향"을 고집해선 안된다. 그건 건방지고 오만하고 이기적인 행동이다. 일단, 당연히 업무상 중요한 내용을 소통할때는 메일을 통해 공식적으로 해야한다. 불필요한 날씨 이야기나 안부인사 하는걸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어쨌건 본문은 명료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길지 않게" 작성되어야 한다. 육하원칙은 아니어도, 주어/서술어/목적어 만이라도 명확하게. 중언부언 구어체로 주절거리는 듯한 ... 그런 메일을 받으면 일단 짜증이 난다. 그런데 이런 거지같은 메일보다 더 싫은건! 사내 메신저로 앞뒤 맥락 없이 툭툭 치고 들어오는 인간들이다. 메신저는 상대방에게 실시간의 리액션을 강요하는 셈이다. 전화를 걸 만큼의 급하고 중요한 ..
새벽 네 시. 뒤숭숭한 꿈이었다.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나름의 결말이 있는 꿈이었고, 어렴풋이 기억나는 장면으로도 충분히 뒤숭숭했다.별로 친하지도 않던 그 동창은 왜 십수년만에 내 꿈속에 등장한거지?복선도 개연성도 없이 벌어진 그 상황은 뭔 의미가 있을까?'뭔개꿈이람-' 하기엔 뭔가 있는 듯 해서 괜히 캥기는 그런 꿉꿉함. 뻑뻑한 눈 비비고 휴대폰으로 웹툰 뒤적거리다가 출근준비. 집에서 나와 지하철역 까지 걸어가는 길에 드문 장면들이 눈에 잡혔다.죽은 길냥이를 번쩍 들어 구덩이에 묻어주는 아주머니.내가 차버린 돌멩이가 또르르 매끄럽게 굴러가 저 앞의 좁은 하수구 구멍으로 골인. 클린샷.익숙한 만원 지하철. 안면몰수 궁딩이 들이밀어 낑겨타기. 회사 도착. 맥도날드 커피 한 잔. 자리에서 차 한 잔. ..
결정을 할 것이 생겼다.결정이 당장 변화를 가져올텐데, 변화의 크기는 감이 안온다.지금 마주한 선택이 "근본적인" 뭔가를 바꾸지는 않을거란 확신은 들지만,예상못한 나비효과가 올까 막연한 찜찜함이 발목 어딘가에서 찰박거리는 기분이다...결정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최대한 미루고 미루어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불가항력이라는 안도감으로 위로를 받으며 덜컥 결정여러사람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여 "일반적인" 선택지를 결정마음속에 이미 내린 결정을 뒷받침하고 긍정하는 온갖 것을 긁어 모아 불안함을 해소하고 결정내 마음 내키는 대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본능과 순발력, 운명의 손길을 믿으며 결정마음속에서 요리조리 곰씹고 굴리며 기다리다가 무언가의 시그널이나 드라마틱한 계기를 받아들이며 결정선택지..
삶을 풍요롭게, 풍성하게,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사소한 것"이라 생각한다.살면서 누릴 수 있는 "대단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엄청난 뭐든간에 금세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후에는 그냥 원래 그런것이 된다.2007년, 스티브잡스가 첫 아이폰을 발표하던 키노트를 라이브로 보던 순간이 생생하다. 와-씨- 새로운 세상이 왓구나. 대박이다. 저거 손에 쥐고 있음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다 싶었지만.. 더 대단한 성능의 아이폰을 쥐고있는 지금 그때의 감동은 전혀 없다.물건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더라.출장으로 수십번 들락날락 거렸던 중국도, 주재원으로 발령나서 "삶의 터전"으로 접하니 모든것이 새롭고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출장이나 여행에서 상해로 돌아올 때면 "집에 왔다"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느..
김보통 작가님의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를 읽었다. 30대 중반의 "회사원"으로서 아주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와-씨, ㅇㅇㅇ랑 똑같은 새끼가 여기도 있었구나'라거나,'우리회사는 이 정도는 아닌데'라는 위안도 받고.. 김보통 작가님의 매력은 "담담하고 담백하게"인데,만화가 아닌 책으로 접하니 이 매력이 몇 곱절 더 크게 느껴진다. 담담한듯 담백한 글을 읽어보니 반성이 된다.제목 그대로 "일기장 같은 연습장'같은 이 블로그에 잡스러운 글을 올리면서도,,나는 여전히 담담하고 담백하지 못한 채, 엣헴 엣헴 약간의 허세와 있어보이고 싶은... 그런게 묻어나온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PS - 중고책 구합니다!!! 조대연 저/소복이 그림, 『딱한번인.생』, 녹색문고
2000년 초반, 첫 디카 (Coolpix 2500) 구입했을 때,작지도 않았던 그 카메라를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이런저런 설정값 바꿔가며 의미없는 사진을 많이 찍어댔다.회전렌즈 덕에 시대를 앞서(?) 셀카도 많이 찍었고,유럽 배낭여행 갔을 때도 가져가서 메모리를 꽉꽉 채워 왔다.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제법 멋드러지게 운영(?)했었다. 한달 전 쯤 고프로(GoPro Hero5 Black)를 구입했고,그 이후 느끼는 기분이 첫 디카를 샀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별로 쓸 일 없을 악세서리들 충동구매 부터아들 킥보드에도 붙여보고, 헬멧에도 붙여보고,베란다에서 동네풍경 타임랩스도 찍어보고,여름휴가 가서 수영장 영상, 사진은 정말 재밌게 찍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다소 유치하긴 하지만,고프로 놀이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