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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은 본디 감성의 영역!!

합리적인 소비는 구매행위 혹은 소비생활일 뿐이고, 충동구매는 지름이긴 한데 금액이 크긴 어렵다.

금액으로 보자면 집이나 자동차가 제일 크겠지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누리기는 쉽지 않다.


훌륭한 지름의 대상을 "항상 손이 닿는 곳에서, 두고두고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한정해 보자.

카테고리 분류상 잡화 혹은 쥬얼리.

근데 기능성 없이 오로지 심미성을 위한 악세서리는 때와 장소에 제약을 받는다. 게다가 유행도 많이 타서 만족감이 몇 년을 넘기기 어렵다. 쥬얼리도 (결혼반지 제외하고) 최종 종착지는 서랍 속 아니던가.

최신형 스마트폰?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 까지 몸에 지니고 사용시간도 많지만, 필연적으로 노후화를 피할 수 없는 전자제품이기에 길어야 3년.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처음 샀을 막 우와아앙 하지만 몇 년 쓰다보면... 어느순간 아들녀석이 막 갖고 노는 장난감 신세로 전락한다.

그럼 또 뭐가 있을까?

이러저러한 나름의 기준으로 걸러보면 만년필, 지갑, 시계, 구두 정도? 결국 클래식한 아이템이 남는다.

(지갑과 구두) 가죽제품은 잘 관리하면 손때도 묻고 내 몸에 맞춤이 되지만, 아직까지 10년을 쓴 가죽제품은 없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만년필과 시계.

둘 다 지름의 대상으로 훌륭한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우선, 스토리와 역사가 있는 브랜드가 많아 "감성"적인 부분이 잘 채워진다. '덕질'가능한 여지가 많다!

그리고, 내가 만약 아버지께 만년필이나 시계를 물려받는다면 너무 감사하고 의미있게 잘 쓸 것 같다. 내 아들도 비슷할 거란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만년필은 아쉽게도 일상에서 사용도가 아주 높지 않다. 만년필로 "필기"를 하는 시간보다 키보드를 두들기는 시간이 100배는 더 많을거다.

그리하여 최고의 지름 대상은 결국 "시계"로 결론이 났다.

사람들이 결혼할 때 예물로 시계를 구입하는 것도, '겸사겸사 의미를 두고 좋은거 하나 사면 두고두고 오래 잘 쓴다'는 의미 아닐까?

난 결혼당시 '그런거 굳이 필요 없다' 생각해서 안(못)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이상 여기까지가 내가 "시계"라는 아이템에 꽂히게 된 구구절절한 자기합리화 배경(궤변)이었다.

시계란 아이템이 가진 매력에 빠져서, 온갖 리뷰와 동영상, 사용기, 브랜드별 역사공부, 모델별 장단점, 내 취향의 디자인, 등등등을 찾아봤고,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위시리스트가 단 하나의 모델로 수렴되었다. 이미 갖고 있는 너댓개의 시계는 다시 찰 일 없을거 갖았고, (지샥제외) 이 시계 하나만 있으면 평생 시계욕심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오랜기간 동안 아내에게 위에 쓴 것보다 9배 정도 더 구구절절하게, 집요하게 설득과 주장을 펼쳤고, 

얼마 전에 아내의 입에서 기다리던 말이 나왔다. "사라, 사~!"

그래서 지금 내 손목엔 그 시계가 채워져 있다. 후후후후!


결론적으로 개념없는 소비일지언정, 여지껏 내 평생 최고의 지름이었다!!!


새로 산 시계 자랑이나 사용기를 남기고 싶은게 아니다.

다만, 최고의 지름(?)에 엮인 생생한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이상 지름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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