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에 외근 나갔다가 의류매장 안에서 거울을 봤다. 몇몇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름의 확고한 취향을 갖고 있지만, 총체적으로 나는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다. ...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거울속의 내 모습은... 더도덜도 아닌 배 불룩나온 비루한 30대 아재였다. 딱히 전날 야근이나 과음을 한 것도 아니지만, 유독 그 날, 그 거울 속의 내 이마는 더 넓어보였고, 걸치고 있던 야상은 내 초췌함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얼핏 복학생 냄새도 나는 거 같고.. 얼굴도 뱃살도 퉁퉁허니... 우걱우걱 먹어댔던 음식들이 주마등처럼 후회를 매달고 지나갔다.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거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으니, 자조적인 "피식"을 한 번 날려줬다. 와..씨. 저 아저씨 봐라.. 이러면서. 이 짧은 단상을 ..
10년 이상 쓰는 물건이 뭐가 있을까?뭔가 지를 때 자기합리화를 위해 "10년 이상 쓸 물건"이라는거 말고.. 일단 전자제품은 10년 이상 쓰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더 빠르고 멋진 성능으로 무장한 제품들이 쉬지않고 쏟아져 나오고,손때가 묻는다기 보단 소모되는 느낌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어쨌건, 내가 정말 10년 이상 쓴 물건은 뭘까? 하고 생각해 봤더니 딱 하나 있더라.20대 중반에 구입해서 아직까지도 잘~ 쓰고있는 전자시계다. GW-5600BJ-1JF (2005년3월 발매)남성미 물씬 풍기는 큼직한 모델도 아니고, 기압이나 온도를 재는 다기능 센서가 있는 모델도 아니다.질박함을 미덕으로 삼은 듯한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 구입당시 10만원 중반 정도 했었고, 얼마전에 풍화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