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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x낙서x스냅

뻘짓 반성. 스튜핏 미.

kithalger 2017. 10. 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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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초에 외근 나갔다가 의류매장 안에서 거울을 봤다.

몇몇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름의 확고한 취향을 갖고 있지만, 총체적으로 나는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다. 

...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거울속의 내 모습은... 더도덜도 아닌 배 불룩나온 비루한 30대 아재였다.

딱히 전날 야근이나 과음을 한 것도 아니지만, 유독 그 날, 그 거울 속의 내 이마는 더 넓어보였고, 걸치고 있던 야상은 내 초췌함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얼핏 복학생 냄새도 나는 거 같고.. 얼굴도 뱃살도 퉁퉁허니... 우걱우걱 먹어댔던 음식들이 주마등처럼 후회를 매달고 지나갔다.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거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으니, 자조적인 "피식"을 한 번 날려줬다. 와..씨. 저 아저씨 봐라.. 이러면서.

이 짧은 단상을 블로그에 남기려 하다가 며칠이 지났다.

...

그리고 지난 주말.
뜬금없이 나는 기계식 시계를 갖고 싶은 "소유욕"이 불타올랐다.
예전부터 마음에 두던 시계에 관한 리뷰를 뒤적거리며 온갖 커뮤니티의 시계 관련 포럼/게시판을 꼼꼼히 정독했다. 그럴수록... 마치 절대반지를 갈망하는 스미골 마냥, 당장! 사러가고 싶었다. 


결혼 당시 예물시계를 안 샀다. (물론 마눌님은 사드렸지만..)
딱히 시계 욕심도 없었고, 뭣보다 결혼을 기회삼아 평소라면 절대 살 일 없는 (사지 못 할) 뭔가를 지르는게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당시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출근하던 내게는 지샥이 최고였다. 예물시계를 살 이유가 없었다.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결혼하고 몇년 지나 해외여행 갔을때에도, 아내가 이번기회에 시계 사줄까?했지만, 난 쿨하게 "필요 없어"라며 고사했다. (으쓱)

작년부터는 애플워치에 이것저것 줄 바꿔가며 재미있게 잘 차고 있었고.

그랬던 내가! 왜 지난 주말에 뭔가에 홀린듯 그 비싼 시계에 꽂혀서 그렇게 허덕였던 걸까?! 뭔가 원인이.. 계기가 있었을 텐데... 

답을 찾았다. 유레카!

지난 주 외근 나갔다가 거울 속에서 발견한 실망스러운 내 행색을 보고, 그걸 부정하고 가리고 싶은 뭔가를 찾았던 거다.
와... 멍청하고 졸렬하기 짝이 없도다. 그 거울속의 나에게 몇백짜리 손목시계를 더한다고 해서 달라질게 뭐냐.

이번 것(?)은 좀 많이 부끄럽다. 그래서 더더욱 블로그에 남긴다.


뻘짓 그만하고 다이어트를 하자.
쓸데없는 웹서핑 말고 책을 더 읽자.

....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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