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뒤숭숭한 꿈이었다.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나름의 결말이 있는 꿈이었고, 어렴풋이 기억나는 장면으로도 충분히 뒤숭숭했다.별로 친하지도 않던 그 동창은 왜 십수년만에 내 꿈속에 등장한거지?복선도 개연성도 없이 벌어진 그 상황은 뭔 의미가 있을까?'뭔개꿈이람-' 하기엔 뭔가 있는 듯 해서 괜히 캥기는 그런 꿉꿉함. 뻑뻑한 눈 비비고 휴대폰으로 웹툰 뒤적거리다가 출근준비. 집에서 나와 지하철역 까지 걸어가는 길에 드문 장면들이 눈에 잡혔다.죽은 길냥이를 번쩍 들어 구덩이에 묻어주는 아주머니.내가 차버린 돌멩이가 또르르 매끄럽게 굴러가 저 앞의 좁은 하수구 구멍으로 골인. 클린샷.익숙한 만원 지하철. 안면몰수 궁딩이 들이밀어 낑겨타기. 회사 도착. 맥도날드 커피 한 잔. 자리에서 차 한 잔. ..
언어학적 고찰 이런건 아니고 말장난 같은 생각 한 꼭지.중국어로 "왜?"는 为什么?(wèishénme)라고 한다.为(wèi):~를 위하여, ~때문에, ~하기 위하여, ~덕택에什么(shénme): 무엇, 무슨, 어떤 내 짧은 중국어의 느낌상 为(wèi)는 "~를 위하여"라는 목적(intention)을 설명할 때 더 많이 쓰인다.보통 원인을 설명할때는 因为(yīnwèi)를 더 많이 쓰니까. 그렇기 때문에, 为什么?를 일차원적으로 쪼개서 직역하면 "무엇을 위하여"가 된다. 영어로는 "for what" 일차원적인 직역을 내멋대로 확대해석하면,,중국어로는 왜?라고 할 때는 원인보다는 목적을 묻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이니까. 물론 질문에 대답할 때는 "因为(yīnwèi)~"라며 배경과 원인을..
결정을 할 것이 생겼다.결정이 당장 변화를 가져올텐데, 변화의 크기는 감이 안온다.지금 마주한 선택이 "근본적인" 뭔가를 바꾸지는 않을거란 확신은 들지만,예상못한 나비효과가 올까 막연한 찜찜함이 발목 어딘가에서 찰박거리는 기분이다...결정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최대한 미루고 미루어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불가항력이라는 안도감으로 위로를 받으며 덜컥 결정여러사람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여 "일반적인" 선택지를 결정마음속에 이미 내린 결정을 뒷받침하고 긍정하는 온갖 것을 긁어 모아 불안함을 해소하고 결정내 마음 내키는 대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본능과 순발력, 운명의 손길을 믿으며 결정마음속에서 요리조리 곰씹고 굴리며 기다리다가 무언가의 시그널이나 드라마틱한 계기를 받아들이며 결정선택지..
삶을 풍요롭게, 풍성하게,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사소한 것"이라 생각한다.살면서 누릴 수 있는 "대단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엄청난 뭐든간에 금세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후에는 그냥 원래 그런것이 된다.2007년, 스티브잡스가 첫 아이폰을 발표하던 키노트를 라이브로 보던 순간이 생생하다. 와-씨- 새로운 세상이 왓구나. 대박이다. 저거 손에 쥐고 있음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다 싶었지만.. 더 대단한 성능의 아이폰을 쥐고있는 지금 그때의 감동은 전혀 없다.물건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더라.출장으로 수십번 들락날락 거렸던 중국도, 주재원으로 발령나서 "삶의 터전"으로 접하니 모든것이 새롭고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출장이나 여행에서 상해로 돌아올 때면 "집에 왔다"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느..
지난 9월25일, Wechat (이하 웨이신)의 초기화면 (launch screen)이 6년만에 처음으로 변경되었다. 얼핏 보면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기상상태의 변화인가 싶은데 잘 보면 지구 사진이 바뀐거다.Old NASA에서 찍은 사진이었고, 중국이 안보인다. 그리고 가운데는 남아프리카가 있다. 웨이신을 만든 Tencent (텐센트, 텅쉔, 腾讯)의 대주주 Naspers가 남아공 회사여서 그렇다는 썰. New 중국 인공위성 Fengyun 4호 (风云四号气象卫星)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가운데는 중국이 두둥! 그야말로 중화사상 뿜뿜-이구나. 내가 중국인이었다면 잔잔한 뿌듯함을 느꼈을 지도. 이런 디테일은 바람직하지만, 채팅내용 검열은.... (읍읍) 출처:https://baike.baidu.com/..
2014년, 한참 유행타는 TUMI ALPHA BRAVO Lejeune Backpack Tote 를 갖고 싶었다.그러나 무려 1,780g이라는 어마어마한 무게를 체감하고 깔끔히 마음을 접었다. 지금 다시봐도 어마어마한 무게다. 노트북 살 때는 몇 백 그램 가벼운 것에 수십만원을 더 쓰기도 하는데... 가방 자체가 1.8Kg이라니 -_-;; 비상시에 사용가능한 낙하산이라도 내장된 건가? 게다가 가격도 후덜덜...그래서 투미를 포기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샤오미 노트북 백팩을 찾았다. 2015년에 구입한 모델인데 현재는 아쉽게도 단종. 199위안(한화 3.4만원 정도) 가격대에 무게도 안 무겁고 (정확한 무게정보 못 찾음), 여행캐리어에 끼워넣을 수도 있고, 내부 파티션도 충실하다. 인케이스 백팩에 견줄 ..
사실 "연료차"라는 단어는 아직도 생소하다. 자동차는 원래 기름넣고 부릉부릉 가는거 아닌가?!4~5년 전만 해도 "전기차" 하면, 별종같은 프리우스만 알고 있었고, 그 외에는 실험적인 모델들만 종종 보였는데...이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몇몇 회사는 수년 내에 내연기관 자동차는 생산중단하고 전기차로 넘어가겠다고 발표까지 했다. (기사링크: 볼보, 2019년부터 전기차만 만든다) 중국은 이미 띠엔동처(电动车, 전기오토바이)가 너무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이고,나인봇 등의 퍼스널모빌리티나 전동킥보드도 정말 흔하다. (우리 동네에선 초딩들도 나인봇 타고 다님. 전동킥보드는 대리운전기사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 전기로 바퀴 굴리는 대부분의 탈것은 한국돈 30만원 ..
주말에는 늦잠을 잤으면 좋겠지만, 아들녀석은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나서 놀자고 한다.여튼,, 아침 차려먹기 너무 귀찮아 만두를 사와서 먹기로 했다. 중국인들도 밖에서 (길거리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사람이 정말 많고, 대부분이 테이크아웃이다. 오늘 아침에 다녀 온 곳도 아주 흔하고 대중적인 테이크아웃 전문 만두 전문점. 바비만토우 巴比馒头 Babi Mantou (만토우=만두)번화가나 관광지에는 잘 없어도, 웬만한 주거지역에는 꼭 있는 만두집이다.아침에는 이렇게 사람이 많다. 가성비 좋고 맛 좋은 흔한 만두 프랜차이즈. 참고로, '만두'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찐만두, 군만두, 튀김만두, 물만두.. 정도 생각할테지만,중국에서는 만두의 범주가 훨씬 넓다. 한국에서 접했던 모든 만두의 범주에 온갖 찐빵과 호빵류의..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 이동진 독서법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책에서 '오오오-!' 싶은 부분이 있어 메모. '있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적 깊이와 부피가 지금 어느 정도인지 알고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에요.오호라. 공감된다.다만 "자신의 정서적 깊이와 부피가 어느정도인지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한" 허영심이란..